1. 플래시 줄거리
빛보다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플래시는 저스티스 리그 내에서 온갖 궂은일을 담당하는 중입니다. 신적인 존재인 슈퍼맨, 원더우먼, 아쿠아맨은 이런저런 이유로 부재중이라 결국 플래시의 단짝은 메타 휴먼 중에서도 능력이 약한 배트맨(벤 애플렉)만 남습니다. (배트맨의 능력이 다른 영웅들에 비해 약하다는 건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플래시는 어머니를 죽인 범인으로 감옥에 갇히게 되지만, 명확한 증거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아버지는 감옥에 오랫동안 갇혀있게 됩니다.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단서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좀처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플래시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 빛보다 빨리 달리면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저스트리그 내에서 플래시의 위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어딘지 불안하고 미성숙한, 덜 자란 어딘가 상처가 많은 어른아이와 같은 친구입니다. 인격적으로 덜 성숙한 플래시는 어머니가 살해당하기 전의 과거로 돌아가 과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플래시 역을 맡은 에즈라 밀러의 느낌은 왠지 주인공스럽지 않다는 느낌, 에즈라 밀러의 연기인지 본체가 그런지 헷갈리는 그런 불안과 우울을 넘나드는 독특한 캐리터라고나 할까. 우리가 기대하고 생각하는 영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영웅으로 보여 집니다.
역시나 신문기사를 살펴보니, 에즈라 밀러는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고, 당시 그는 "내가 복잡한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치료를 시작했다"며 "저의 과거 행동 때문에 화가 난 모든 사람에게 사과하고 싶다. 건강하고 안전하며 생산적인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것을 보니, 에즈라밀러의 이러한 이미지가 더해서 <플래시>의 배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캐리터가 탄생된 느낌입니다.
2. 플래시 속 멀티 버스로의 초대
시간여행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콘셉트의 히어로는 플래시만 한 인물이 없습니다. 배리는 과거로 돌아가 어머니의 죽음은 막지만, 시간 여행 중 정체불명의 존재의 습격을 받아 과거에 갇혀버리고 맙니다. 문제는 배리가 돌아간 과거가 자신의 시간 축 위에 있는 과거가 아니라, 또 다른 배리가 존재하는 별개의 시간축이라는 점입니다.
이사실을 깨달은 배리는 조용히 본래 세계로 돌아가려 하지만, 과거의 배리와 대면하고 엮이는 바람에 실패합니다. 심지어 과거의 자신이 능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나 현재 본인이 갖고 있는 능력마저 잃어버리고 맙니다. 능력이 사라진 플래시와 갑자기 능력이 생긴 배리는 2인 1조가 되어 악을 무찌르지만 역시나 어설픈 히어로의 모습입니다.
플래시는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간축에 있는 또 다른 세계에 마주합니다. 또 다른 배트맨, 또 다른 슈퍼맨이 있는. 어린 배리 앨런의 세계에서 슈퍼맨이 없고, 크립톤 행성에서 온 슈퍼걸이 사람들에게 붙들려 온갖 실험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의 베트맨은 은퇴하고 노쇠한 베트맨입니다.
여기에 메인 빌런은 최강의 적이자 슈퍼맨이 없는 이곳에서 누구도 이길 수 없을 만큼 강한 존재인 조드장군이 등장해 최후에 대결을 벌입니다. 결국, 이영화는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슈퍼맨이 없는 이 시공간에서는 플래시와 슈퍼걸 그리고 노쇠한 베트맨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길 수 없는 전투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어린 배리는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과거를 바꾸기 위해 계속해서 시간을 빛보다 빨리 달리는 시공간을 이동했던 것이고, 그 어린 배리가 시공간을 이동했을 때 만났던 정체불명의 인물이 곧 어린 배리임을 보여줍니다. 과거를 되돌려 어머니를 살리려던 플래시가 어머니를 살릴 수 있도록.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어머니를 살릴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결국엔 과거를 바꾸므로 모든 세계가 망가짐을 깨달은 배리는 과거에서 어머니를 살리기보다 어머니와 마주하며(어머니는 아들인 줄 모르지만 꼭 안아준다), 작별을 고하고 현재의 아버지의 누명을 바꿀 수 있도록 증거 캔을 위쪽으로 진열함으로 CCTV에 아버지의 얼굴이 보이도록 하여, 어머니가 살해당할 당시 스파게티 소스캔을 사러 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됩니다.
이렇게 사건을 해결하고 현재로 돌아온 플래시는 어머니를 살리지는 못했지만, 아버지의 무죄를 증명하는 쪽으로 과거를 바꿔놓아, 현재의 배트맨이 늙은 배트맨으로 바뀌게 됩니다
아쿠아맨도 사라지고, 쿠키영상에선 본인이 아쿠아맨이라는 걸 모르는 제임스 모모아를 찾아가 당신이 아쿠아맨임을 알려주려 하지만, 술에 만취한 제임스 모모아와 배리의 코믹한 만남을 끝으로 끝이 납니다.
3. 총평 : 플래시는 어떤 영웅인가? 사실 진짜 주인공은 배트맨
플래시는 코믹스 사상 최초의 초고속 능력을 지닌 스피드 스터입니다. 1940년 만화가인 가드너 폭스가 쓰고 또한 만화가인 해리 램퍼트가 그린 <플래시 코믹스>를 통해 첫 등장한 플래시는 올해로 데뷔 83년을 맞이했다 합니다. 마블의 엑스맨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퀵실버'를 비롯해 속도를 강조한 히어로는 많이 있지만, 그중 단연코 최고는 '플래시' 다. 플래시는 단지 속도가 빠른 것과는 다른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피드 포스'(태초부터 존재해 온 초스피드의 에너지 차원)을 활용하여 다른 속도의 시공간으로 돌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빛만큼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전기방출, 자체회복, 진동수 조절을 활용한 물체 투과등 다채로운 능력을 선보입니다. 그럴 때마다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해 늘 배고파합니다. 플래시에서도 무너지는 건물 안에서 신생아들과 개 한 마리와 간호사를 구할 때 에너지가 부족해 못 구할뻔한 장면이 잠깐 나옵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마침내 빛을 넘어선 속도롤 이용해 시공간을 초월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등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능력을 발휘합니다.
사실 <플래시>는 플래시가 주인공 느낌이 아니란 <배트맨 리턴즈> 느낌이 강합니다.
1989년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과 1992년 <배트맨 2>에서 배트맨으로 변신했던 마이클 키턴이 더 주인공 같은 느낌입니다. 은퇴하고 노쇠하고 초라해지고 복수심마저 없어진 배트맨은 플래시의 등장으로 오히려 플래시보다 더 극적으로 변화하여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